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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시장과 홈플러스 그리고 상생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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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는 지난달말 합정점을 오픈하는 것을 계기로 지역 상인 단체와 상생 협약을 맺었다.

양측은 전통시장을 대표하고 고객을 전통시장으로 유치할 수 있는 품목을 선정해, 홈플러스 합정점에서는 판매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현재 판매금지 품목은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오징어, 국거리 쇠고기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양측은 월드컵시장·망원시장, 홈플러스 합정점, 마포구청이 참여하는 상생 협의체에서 상생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마포구청이 조정 역할을 하는 상생 협의체는 월 1회 열릴 예정이다.-미디어오늘 2월27일자 기사

이번 협약은 시대정신으로까지 위상이 부각된 ‘상생’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결론은 상생을 위해 대기업들의 선심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좀 도와줘라식의 당부성 주문만으로는 50% 부족하다.

홈플러스 합정점과 지역 상인들간 상생 협약도 홈플러스의 선심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시작은 갈등이었다. 홈플러스는 합정역과 차로 10분 거리인 월드컵 경기장에 매장을 갖고 있다. 그리고 망원영에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을 운영중이다. 여기에다 다시 합정역에 매장을 오픈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홈플러스가 합정점을 낸다고 하자 망원시장, 월드컵시장 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똘똘뭉쳐 입점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플래카드 부치고, 기자회견도 하고, 각종 퍼포먼스까지 하다보니 사회적으로도 관심이 높아졌고 정치권에서도 주목하는 이슈가 되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망원시장 상인들은 자신들의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알렸고, 문재인, 심상정 같은 정치인들이 망원시장을 찾아, 사태 해결을 약속했다. 새누리당도 지역 상인들의 외침을 내놓고 외면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뭐라고 할테면 해바라식으로 합정점을 오픈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여론과 사회적인 분위기가 꽤나 신경쓰였을 것이다.

지역 상인들이 연대하지 않고, 선술집에서 소주잔 기울이며 푸념식으로 홈플러스를 비판했다면 이번 협약이 나올수 있었을까? 불가능했다는게 개인적인 판단이다. 홈플러스를 향한 실질적인 견제구는 상인들의 연대와 정치권, 미디어들의 관심이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어우러지면서 홈플러스도 결국 이런저런 눈치를 보게 됐을 것이고, 이런저런 고민하다 마지못해(?) 상생협약에 도장을 찍었을 것이다.

이번 상생 협약은 홈플러스가 자발적으로 나섰다기 보다는 상인들의 반발로 시작된 사회적 견제를 벗어나기 위한 타협의 산물이었다. 약자의 반발과 사회적인 견제 장치속에서 공허한 상생은 체감할 수 있는 상생이 될 수 있었다. 대기업의 마인드, 외부 견제 장치가 맞물려야 바람직안 상생의 인프라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대기업의 선임에만 기대고 있으면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지난주 페이스북에 내가 올렸던 글의 일부다.

“대흥역 근처에 있던 제과점 하나가 얼마전 사라졌다. 한참전에 그 제과점 바로 옆에 파리바케뜨가 들어왔고 버텨낼수 있을까 걱정됐는데 결국은 체력이 다 떨어진것 같다. 꽤 오래된 가게였던것 같은데… 이대후문에도 같은 처지에 놓인 오래된 빵집이 있다. 그집앞을 지날때마다 무척이나 위태로워 보였던 기억이 생생하다. 올해들어 근처에 가본적이 없으니 이대 후문에 있는 빵집은 지금쯤 문을 닫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빵집옆에 떡 하니 매장을 여는 파리바게뜨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중 하나다. 파리바게뜨도 먹고 살아야 하는걸 부정하지 않고, 파리바게뜨의 행태가 불법도 아니겠지만 작은 빵집 옆에 떡하니 매장을 여는건 솔직히 좀 심하다는 생각 뿐이다.감정적으로 좋게 봐줄수가 없다.

지금은 파리바게뜨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좀 만들어진 것 같다. 실질적인 견제구가 될지는 미지수지만…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대표이사 최석원)은 20일 제과점업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과 관련한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의 신규 출점 자제 권고를 전격 수용키로 했다. 2013년 2월20일자 머니투데이 기사

IT쪽에서도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입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네이버가 선보인 패션 SNS 원더가 도마위에 올랐다.
이를 두고 1)네이버가 무분별한 따라하기로 스타트업의 영토를 잠식한다는 비판도 있고 2)네이버를 비판하기 보다는 스타트업 스스로가 경쟁력 강화를 통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네이버도 스타트업과 경쟁할 수 있다. 생태계를 잘 꾸린다는 구글이나 애플도 필요하다 싶으면 스타트업이 하는 비즈니스에 직접 뛰어든다.
네이버라고 해서 그러지 말라고 하는건 심한 오버액션이다.

그러나 무엇을 하느냐에 외부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요즘 동네 빵집과 경쟁하는 대기업은 비판받는다. 외국에서 변기 수입해 마진 많이 남겨 파는 대기업도 환경받지 못할 것이다. 야구에서 1번 타자와 4번타자를 보는 눈이 다르듯, 사회적으로 대기업은 그 이름에 걸맞는 사업을 할 것이라고 보는 눈이 있다는 얘기다.

네이버에게 원더는 어떤 의미인지 묻고 싶다. 직접 내놓지 않으면 네이버 핵심 경쟁력이 위협받는다거나, 원더를 잘 키우면 과거에는 없었던 대규모 비즈니스로 키워나갈 수 있어서, 직접 뛰어든 것일까? 원더에 대한 비판은 네이버에 기대하는 외부의 눈과 일치하지 않은데 따른 결과물이 아닐까?

누구 말대로 대기업이 들어오든 말든, 스타트업 스스로가 열심히 노력해 자수성가해야 한다는 말은 지당하지만, 그것이 대기업이 언제든지 스타트업과 경쟁해도 된다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홈플러스나 파리바게뜨가 눈치 안보고 마음대로 자유롭게 사업하는 세상은 그리 아름답지 않다.

다음은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일부이다. 네이버는 좀더 높은 수준의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읽힌다. 그리고 나는 그의 의견에 동의한다.

인정하든 안하든 네이버는 이제 급에 안맞는다고 여겨지는 사업을 펼치면 째째하다는 소리를 들을 위치에 서 있다. 네이버로선 쓴소리가 억울하고 불편할 수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네이버는 물론 IT생태계 전체적으로도 약이 될 것으로 믿는다.

Stylesha.re와 네이버원더에 관한 짧은 포스팅을 위한 네가지 변명-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10억매출을 하는 회사는 몇년후에 20-30억 규모로 성장할 사업을 찾지요. 1000억 규모의 회사는 신규사업을 검토할때 10억-20억짜리 규모의 시장의 사업은 검토하지 않지요. 노력대비 성장의 속도에도 도움이 안될 뿐 아니라 회사의 복잡도를 더해서 장기적인 경쟁력을 잃기 때문이죠. 1,000억짜리 회사는 앞으로 5-10년 후에 5,000억이나 1조의 규모를 만들수 있는 사업을 신규사업으로 검토하는 것이 정상이지요. 그렇게 성장 할 자신이 없는 경영자는 큰 풀장에 뛰어 들지 않고, 흘린 이삭의 낫알을 주워모으는데 집중하게 되죠. 갑자기 오지는 않겠지만 서서히 어둠이 깔리는 불행한 징조의 하나이어요.

“좀 더 고민하고, 좀 더 노력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접근”하기를 권하고 싶었어요. 나름대로 열심히 계획했겠지만 그러나 그 전략이 기존 것을 따라하는 것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정도의 고민보다는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높게 바라보고 더 책임감있게 접근하도록 요구하고 싶었어요. 그게 큰 기업에서 더 좋은 복리후생과 더 나은 비즈니스 환경에서 더 많은 봉급을 받는 똑똑하고 능력있는 분들이 가져야하는 책임이기 때문이죠. 스타트업 정도가 생각할 수 있는 구상과는 다르고 더 깊은 수준의 전략이 나와야 한다는 요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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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elight412

March 12, 2013 at 5:1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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