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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에 걸맞는 정부의 역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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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시장을 키우는데 있어 정부 역할에 회의적인 이들이 많지만, 나는 아직도 정부가 할일이 많다고 보는 쪽이다.

선수들이 알아서 뛰게 놔두고 정부는 원칙을 갖고 심판만 제대로 보는 것을 넘어 산업 프로모션 측면에서도 정부의 존재는 중량감이 있다.

그러나 정부가 나서 만든 결과물이 시장에서 갖는 중량감에 비례한것은 아니었다. 나름 산업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선의로 시작했겠지만 상당수 정책들에 탁상과 전시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고, 나랏돈을 눈먼돈으로 여긴 약장수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기자 생활하면서 정부가 무슨 무슨 SW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보도자료를 뿌리는걸 정말이지 많이도 봤다. 그러나 해당 SW산업이 정부 때문에 컸다는 소리는 많이 듣지 못했다. 오히려 NHN이나 넥슨이 이렇게까지 큰것은 정부 지원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들려왔다.

정부 정책의 신뢰도가 어떤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모호하기만 한 창조경제가 키워드로 떠오르고, 창조경제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라는 얘기가 요즘 많이들린다. 정부 차원에서 SW를 제대로 한번 밀어줄것 같은 분위기도 진하게 풍긴다.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밀어줄수 있는건가? 예전 정부때와는 다른 내공을 키워놨을까?

이명박 정부 때보다야 분명 낫겠지만 시장에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회의적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는데, 갑자기 달라질게 있겠나? 사람이 잘 안바뀌는 것처럼 조직도 바뀌기가 참 힘들텐데… 그래도 한번 해보려는 정부 관계자들에게 비관론만 펴는건 예의가 아닐것 같다.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면서 어쭙잖은 조언도 좀 해볼까 한다.

정부, 특히 미래창조과학부는 SW산업 정책을 고민한면서 다양한 이들로부터 많은 얘기를 들었을 것이다. 중복될수도 있겠지만, 나도 2가지를 보태고 싶다.

우선 박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17년안에 끝장을 보려식의 정책은 피해줬으면 좋겠다. 2017년까지 얼마얼마 투자, 어떤 기대 효과 예상, 시범 사업 추진, 민관 협력 등의 문구로 도배된 보도자료는 이제 보고 싶지 않다.

SW 생태계 바꾸는거, 절대 쉽지 않다. 실리콘밸리의 혁신 문화,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진거 아니다.

공무원분들이 예전처럼 대통령이 자리에 있을때 뭔가 보여주는데 집착한다면 ‘NHN의 오늘은 정부 지원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얘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멀리보면서 차근차근 현장에 맞는 정책을 집행하고, 정책 수행 과정에서 생긴 시행착오를 후임자와 공유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있었으면 좋겠다. 정부는 내부에서 이미 이렇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밖에서는 정부 정책의 연속성에 대해 까칠한 시선이 많이 엿보인다.

두 번째로 하고 싶은 얘기는 소비자로서의 정부에 대한 한 것이다. 공공 시장은 국내 SW업계에 강력한 영향력이 있다. 그래서다. 정부가 좋은 SW를 고르고, 그것을 제대로 쓰는 것 만으로도 SW산업의 체질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잘 모르고 귀찮고 때론 바쁘다는 이유로 프로젝트를 툭 던져놓고 알아서 하라는 식의갑을 상대로 내일처럼 꼼꼼하고 진지하게 일을 하는 ‘을’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나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 SW생태계는 갑이 대충 나오면 을도 대충나가는 경우가 많다. 전문성이 부족하고 관심도 없는 갑은 을들에게 좋은 밥이다. 정부에서 이런일이 벌어지면 국민의 세금은 눈먼돈으로 둔갑한다.

결국 정부가 IT와 SW에 대해 공부좀 많이 하라는 거다. 아직은 내공이 부족해 보인다. 약장수들에게 휘둘리지 않으려면 정부가 지금보다 훨씬 똑똑해질 필요가 있다. 혼자서 안되면 민간 분야의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것도 좋다.

정권 초기에 돈을 많이 풀릴 것이란 민간의 기대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잘 모르는 공무원들을 이용해 한몫 챙기려는 이들이 늘것 같은 예감이 기우로 끝나기를 바란다.

오늘 아침 정부가 소프트웨어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한마디 하고 싶어졌다. 원래 짧게 쓰려고 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힘조절에 실패했다. 결국 쓰기전 걱정한대로 거룩하고 지당하기만 긴글이 나와 버렸다. 이렇게 거룩하고 지당하기만 한 긴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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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elight412

May 9, 2013 at 7:56 am

Posted in Uncategoriz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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