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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뉴스 유료화 회의론자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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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일부 페친들로부터 한국에서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는 절대 안된다고 주장하는 사나이로 불리고 있는데, 나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꽤 많은게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대답까지 해보기로 했다.

-그대는 왜 뉴스 유료화 회의론자가 되었나?

“굳이 말하자면 트라우마 때문이다.”

-트라우마? 날씨도 더운데 그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나는 예전에 유료 뉴스 서비스를 해본 경험이 있다. 나혼자 한게 아니라 몸담고 있던 회사에서 유료 뉴스를 서비스했고, 이 때의 경험으로 지금 유료 뉴스는 절대안된다고 불리우는 사나이가 됐다.

당시 시도한 방식은 부분 유료화였다. 무료 뉴스도 제공하면서 동시에 프리미엄 뉴스 코너를 만들어 유료로 팔았다.”

-예전에 했던 유료 뉴스 서비스는 실패한 것인가?

“꼭 그렇다고 볼수는 없다. 구성원 모두 열심히 했고, 나름 성과도 있었다. 돈을 내고 뉴스를 보는 이들이 꽤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내부에서 투입한 에너지에 걸맞는 매출이 나왔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보기 나름인데, 개인적으로는 ROI가 좋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콘텐츠가 좋아도 돈은 내라고 하면 돌아서는 이들이 많았고,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물론 증권이나 기업의 깊숙한 정보를 다룬다면 필요한 이들은 비교적 큰 돈을 내고 콘텐츠를 살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뉴스 콘텐츠에도 이런 논리가 적용될지는 의문이다. “

-최근 온라인 뉴스 유료화 이슈가 다시 불거졌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먹고사니즘 때문 아니겠나. 네이버 뉴스캐스트에서 뉴스스탠드로 바뀌면서 트래픽에 의존한 수익 모델은 한계가 있음이 분명해졌다. 대안으로 유료화를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한국 언론들이 온라인 뉴스 유료화에 나설 경우 승산이 있다고 보나?

“성공과 실패 둘중 하나를 꼽으라면 실패쪽에 걸겠다. 규모가 있는 회사들이 유료화에 나선다면 꽤 많은 독자들 끌어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ROI를 뽑을만큼, 의미있는 유효 수요를 확보할지는 솔직히 회의적이다. 고생한 만큼 보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을 것 같다.”

-유료화 방식도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전면 유료화나 부분 유료화중 어떤 모델이 낫다고 생각하나?

리스크 측면에선 부분 유료화가 현실적이다. 트래픽도 어느정도 방어하고, 유료 독자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게 쉽지는 않다. 유료 뉴스를 강화하다 보면 트래픽은 줄 가능성이 높다. 매체별 인터넷 트래픽 순위가 광고 수주에 꽤 중요한 근거 자료인데, 순위가 크게 떨어지는걸 감수할만한 배짱이 있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 현실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트래픽을 계속 신경쓰다보면 유료화는 취지를 살리기 힘들어진다. 결국 유료화가 자리를 잡으려 일정 부분의 트래픽은 포기할 각오가 필요해 보인다.

콘텐츠에 자신이 있다면 전면 유료화를 해보는 것도 괜찮지 싶다. 미디어오늘 기사를 보니 내일신문이 전면 유료화를 검토한다고 하는데, 현실화될 경우 무척 흥미로운 행보가 될 것이다. 판매 측면에서도 한마디 하고 싶다. 유료 콘텐츠를 팔때 개인 독자들외에 기업 회원들을 적극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특히 비즈니스 관련 콘텐츠는 기업과 궁합이 잘 맞는다고 본다.

-그대의 얘기를 쭉 들어봤는데, 논리가 너무 빈약하다. 개인적인 경험을 근거로 상황을 너무 단정하는건 일반화의 오류가 아닌가?

내 경험은 냉정한 시장 상황을 반영한다고 보지만, 외부에선 내 주장이 일반화의 오류로 비춰질 수 있음을 인정한다. 아쉽게도 나는 객관적인 논리로 유료화 회의론을 설명한 깜냥이 되지 않는다. 대신 페이스북 친구인 정상엽님의 의견을 공유할까 한다. 다음은 그가 오늘 페이스북이 올린 글이다.

국내에서 온라인뉴스 유료화가 어려운 이유

1. 작은 시장

생산되는 콘텐츠(기사)와 언어(한국어)의 한계. 뉴욕타임스나 WSJ 같은 범용언어(영어) 기반의, 커버리지가 큰 이슈를 다루는 글로벌 미디어사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듯. 사실상 로컬시장에 기반한 대부분의 기업(특히 스타트업)들이 직면하고, 또 도전받는 부분이기도.

2.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대체재

콘텐츠 뿐만 아니라 콘텐츠 유통 플랫폼(포털, 검색, SNS)에 있어서도 기사와 미디어사를 위협하는 대체재들이 많고 성장속도가 빠르다는 점.

3. 산업 내에서의 이해관계 충돌

기본적으로 통신사(연합, 뉴시스), (조중동을 필두로 한)기성 미디어, 그외 수많은 인터넷 미디어는 각각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수익모델 등이 조금씩 다름. 서로 거의 무차별한 기사를 생산하는 가운데 기성 미디어들이 콘텐츠를 유료화 해도 통신사나 인터넷 미디어가 이에 동참하지 않으면 과금이 불가능한 상황. 게임이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죄수의 딜레마’를 생각하면 이해가 편할듯.

조금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1) 콘텐츠의 측면에서 특정 버티컬에서 강력한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거나(더벨이 좋은 사례가 될듯) 글로벌로 확장 가능한 범용 콘텐츠를 다루지 않는 이상 온라인 뉴스의 유료화는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후자 보다 전자가 상대적으로 쉬운 선택이 아닌가 함(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절대 쉽지 않음) 2) 플랫폼의 측면에서는.. 반전의 계기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유료화에서 어느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받는 뉴스코프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소셜 플러그인이 모두 달려있고, 구글 검색을 통해 유입된 트래픽에 대해서는 (비록 갯수를 제한하고 있긴 하지만..) 기사 전문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

대안을 제시하기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사들에게는 이른바 ‘파괴적인 혁신’이 필요해 보인다. 정보는 더 이상 비대칭적이지 않고, 기사를 대체할 수 있는 콘텐츠는 무수히 많으며, 사람들은 종이신문이 아니라 포털과 검색, SNS를 통해 뉴스를 본다. 광고주들이 신문사 앞에 줄 서 있던 과거의 영광만 곱씹으면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기만 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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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elight412

July 5, 2013 at 5:24 am

Posted in Uncategoriz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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