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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과을의 나라에 마크 저커버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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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은 강준만 전북대학교 교수의 ‘갑과을의 나라’. 예상대로 강준만식 뉴스 큐레이션을 기반으로하는 책이다.

올해들어 이슈화된 갑을관계는 관존민비, 학벌주의, 지역주의 등 대한민국의 특징들이 만들어낸 왜곡된 현실이며, 그런만큼, 쉽게 바뀌기 어렵다는 지적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강준만은 갑을관계는 소위 갑질하는 사람들만 욕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도 강조한다. 언젠가는 갑이 되기 위해 지금의 치욕(?)을 참고 살아가는 수많은 을들도 대한민국을 강력한 갑을공화국으로 이끈 주역들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책에 따르면 갑을관계는 국가경쟁력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다. 국정을 이끄는 높으신 분들이 어쩔수 없는 현실로 치부하기에는 국가 경쟁력에 끼치는 해악이 많다도 너무 많다.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도 갑과을이 지배하는 환경에선 어려운 시나리오라고 한다면 얘기 다 끝난것 아닌가…

” 가끔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만들자거나, 한국의 스티브 잡스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마주할 때마다 헛웃음이 나오곤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갑을 관계가 존재하는한, 그런일은 원초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갑을 사이에 존재하는 접대 문화는 보수와 진보를 초월해 작용하는 기본 문법인데, 어찌 과거의 거대 담론식 권력 개념으로 오늘의 한국 사회를 이해하거나 설명할 수 있으랴.”

이렇게 생각하는게 강준만 교수 뿐만은 아니다. 강주만 교수는 재미교포로 국제 컨설팅 기업 배인앤컴퍼니 코리아 대표인 이성용씨가 2004년 10월 출간한 ‘한국을 버려라’란 책도 인용했다. 이성용 대표는 책에서 이렇게 얘기한다.

“한국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무엇보다도 갑과 을의 차이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비즈니스의 세계는 냉혹한 것이지만 냉혹한 것과 불공정한 것은 결코 같은 말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나는 한국 중소 기업의 CEO들에게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각종 규제와 세금 당국 및 대기업 바이어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장애물을 감수하면서 어떻게 수지 타산을 맞추고 경영을 할 수 있을까? 그야말로 슈퍼맨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한국이 갑과 을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결국 세계적인 비즈니스 파트너들 사이에서 씻을 수 없는 악명을 얻게될 것이다,”

‘한국을 버려라‘는 개인적으로도 인상깊게 읽었던 책인데, 저자인 이성용씨는 지금도 베인애컴퍼니코리아 대표로 있다. 그는 얼마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창조경제를 상징하는 사례중 하나로 나는 가수다를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가수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요소를 재조합해서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낸 프로그램이다. 출연한 가수들은 활발하게 콘서트를 열며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음원(音源)시장이 커지는 등 부가적인 사업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이렇게 부가가치를 더하는 것이 창조경제다. 재래식 두부 대신 신선한 포장두부로 부가가치를 높인 풀무원은 대표적인 창조경제 기업이다.”

기사를 보니 창조경제와 갑을관계에 대한 내용은 없다. 그러나 2004년에 책을 낼 당시 이성용 대표가 가졌던 생각이 지금와서 크게 바뀌지는 않았을것 같다.

요즘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의 핵심 중 하나로 창업 활성화를 꼽는다. 스티브 잡스와 마크 저커버그도 키워보자고 외친다. 뭐가 좀 나올수 있을까? 솔직히 아직은 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별로 없다. 갑을공화국 대한민국에서 공무원은 여전히 갑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에게는 정부 부처 공무원은 그냥 갑이 아니라 슈퍼갑이다. 박근혜 정부들어서도 바쁜 중소기업 사장들 오라가라하는 관행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많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납득할 수 없는 비합리적인 부름이 많다는 얘기다.

열심히 하는 공무원분들, 좀 서운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갑마인드에 공무원 특유의 위험회피정신 그리고 비전문성까지 겹쳐지는 시나리오를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 전해주고 싶다.

갑이 바뀌지 않으면 다수의 을들은 알아서 길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에서 몇안되는 까칠한 을이라고 할 수 있는 모 소프트웨어 업체 CEO분이 최근 자신의 페북에 올린 글을 보고있으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이 든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에 소프트웨어 벤처가 이 척박한 땅에서 살려면 자존심과 자긍심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자신있게 가야하건만 그 위치에 설 수 있는 자들이 스스로 남의 종이되길 자처하거나 물러터진 땅 하나라도 차지하려고 저자세로 일관한다면 종국엔 자신을 잃고 파편만 남을 것이다. 지켜야 할 자가 내 땅을 지키려하지 않는다면 이미 앞선자가 아니다.”

No라고 얘기할 수 있는 을들이 늘어나면 좋겠지만 현실을 외면하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많은 중소기업들에게 정부 부처는 여전히 다가가기 힘든 곳이다. 공공 사업도 정부에 끈이 있어야 여러모로 유리해진다. 각종 프로젝트에서 브로커들이 여전히 판을 치는 이유다.

이제 기업들이 정부와 얘기할 수 있는 문턱을 좀 낮춰보자. 정부가 얼굴 맞대고 일일이 중소기업들을 만나라는 얘기가 아니다. 이메일도 있고, 소셜 네트워크도 활용할 수 있다.

창조경제에 필요한 정부의 스타일은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관건은 어떤 채널이냐가 아니라 어떤 태도를 갖느냐다. 앞서 언급한 까칠한 CEO가 이끄는 SW회사는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기업으로 꼽힌다.

실력이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회사 분위기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을마인드가 아니다. 자신들이 세운 조건에 안맞으면 언제든 No라고 얘기할 수 있는 을이다. 때문에 갑들이 무척 당황스러워한다는 후문이다.

정부가 이런 까칠한 을들을 피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창조경제로 가는 길 하나는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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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elight412

July 13, 2013 at 8:01 am

Posted in Uncategoriz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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