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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July 2013

IT업계, 왜 마케터를 외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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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들어 나의 고민중 하나는 마케터들을 위한 IT뉴스 콘텐츠 발굴이다. 타겟 독자를 마케터로 잡고, 거기에 맞는 뉴스나 칼럼을 기획하고 싶은데, 솔직히 쉽지가 않다.

마케터들의 고민을 잘 몰라서일 것이다. 개발자나 기획자분들은 틈틈히 만나왔지만 마케터들을 위한 글을 쓰기 위해 마케터들을 직접 만난적은 없는 것 같다. 고민하고 또 고민해도 뜬구름잡는 아이디어만 걸리는게, 책상머리를 벗어나지 못해서일 것이다. 틈나는 대로 마케터들을 직접 만나 IT와 마케팅의 다양한 함수관계들을 만들어보고 싶다.

IT매체 기자가 왜 마케팅이냐고 묻는 분들에게는 IT업체들을 따라가는 것 뿐이라고 대답하련다.

IT업계는 이미 마케터들이 쓰는 IT솔루션 시장을 잡기 위한 대권레이스가 시작됐다. 공룡 기업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지는 양상이다. 그런만큼 IT전문지 입장에서도 그냥 앉아있을 수는 없는 처지다. 마케터들이 볼 수 있는 IT뉴스를 써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마케터들을 위한 IT뉴스는 어떻게 써야할까? 많이 헷갈린다. 그래도 분명한 건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만 소개하는 기사로는 마케터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16일 한국어도비시스템즈가 마련한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미디어 브리핑에 참석하면서 감을 좀 잡아보려했는데, 솔직히 역부족이었다. 아직도 헷갈린다.(관련해 마케터분들의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delight412@gmail.com)

다음은 창간을 앞둔 씨넷코리아 테스트 페이지에 올린 어도비 미디어 브리핑 관련 기사다.

언제부터인가 IT업체들이 마케터들을 겨냥한 메시지들을 쏟아낸다. 마케터들을 위한 마케팅 솔루션을 팔기 위해서다.

CIO를 최고로 알던 IBM과 오라클은 물론이고 영업맨들 대상으로 클라우드 기반 고객관계관리(CRM) 서비스 팔던 세일즈포스닷컴은 아예 CEO까지 나서 마케터들이 IT비용을 주도하는 시대가 왔다고 외치고 또 외친다.

어도비시스템즈도 마찬가지다.

디자이너들과 개발자들을 넘버원 고객으로 삼고 비즈니스를 해왔던 어도비는 2009년부터 마케터 시장 공략을 위해 M&A에 적극 나서더니 어느새 관련 업계에 가장 관범위한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위치에 올랐다.

IBM이나 오라클도 아직은 어도비만큼, 마케터를 외치는 목소리가 크지 않다.

지금의 어도비에게 넘버원 고객은 디자이너와 마케터들이고, 상대적으로 개발자들은 상대적으로 전략적 가치가 예전만 못해진 것 같다.

어도비는 마케터들에게 어떤 솔루션을 판매하는가?

어도비는 디자이너들이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솔루션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배포하고,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마케팅 클라우드’를 제공한다.

회사측에 따르면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는 웹사이트에 들어온 사용자를 정밀하게 분석한 뒤 마케터들은 맞춤형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구매 전환율을 높일 수 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마케팅 클라우드는 또 각종 온라인 마케팅 활동들이 매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결과 분석도 가능하다.

어도비 관계자는 “ROI 분석을 통해 마케팅 부서는 돈을 쓰는 곳이 아니라 매출을 만드는 조직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것이다”고 말했다.

어도비나 다른 업체들의 행보를 보면 마케터를 위한 IT시장은 무척 매력적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는 지난해 5년안에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가 최고 정보 책임자(CIO)보다 더 많은 IT비용을 쓸 것이란 전망까지 내놨다.

CIO에서 CMO로의 힘의 이동을 가속화시키는 엔진은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다.

마케팅 툴이 자동화되고,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나 클라우드 기반 툴들도 늘어남에 따라 마케팅 조직은 서비스 방식으로 기술을 쓰는데 있어 보다 많은 여유를 갖게 됐다.

예전처럼 IT부서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얘기다. 마케팅은 IT부서보다 SaaS나 클라우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소셜 미디어가 대표적인 사례다.

어도비는 이같은 흐름에 맞추기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쏟아부었다.
2009년 옴니추어 인수를 시작으로 최근 네오레인에 이르기까지 어도비는 크고작은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업체들을 집어삼켰다.

얼마나 시장을 크게 보고 있을까

16일 있었던 미디어 브리핑에서 어도비는 “대기업들이 대부분 구축한 ERP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위한 솔루션이었다면 마케팅 클라우드는 CMO를 위한 것이다”면서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시장이 ERP와 같은 급으로 성장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또 “개별적인 업무에서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은 예전부터 사용되어왔는데, 그러다보니 통합 관리가 어려웠다”면서 “어도비는 각종 디지털 마케팅 업무를 통합 관리하고 온오프라인 캠페인도 한꺼번에 커버할 수 있는 서비스로 승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글로벌 기업 상당수가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적용했고 그 폭은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국내의 경우 KT나 삼성카드 등이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를 사용중이다.

뜨는 시장인 만큼, 앞으로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둘러싼 업체간 헤게모니 싸움도 격렬해질 전망이다. 어도비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것 같다.

M&A에 투입하는 늘리는 것도 IBM이나 오라클 등 거대 공룡 기업들의 공격에 대비한 포석이다. 어도비는 이미 마케팅 클라우드를 위해 독자적인 데이터센터까지 구축했다.

예전에 IT기업들이 전산실을 공략하기 위해 자동화 솔루션을 앞다퉈 선보일고 클라우드 서비스가 확산될때 일각에선 기업에서 전산담당자들이 갖는 지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이런 관측은 아직도 유효하다.

디지털 마케팅 통합 솔루션이 확산되면 마케터들를 상대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분석 역량이 강화된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은 마케터들이 하던 온라인 마케팅 관련 잡무는 물론 일정 부분의 판단까지 대체한다.

이에 대해 한국어도비시스템즈 관계자는 “디지터 마케팅 솔루션을 통해 마케팅 조직도 매출에 기여하는 세일즈 부서의 일부 인식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마케터들이 지위는 올라갈 것이다”고 말했다.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도입한다고 무조건 ROI를 뽑아낼수 있는건 나오는건 아니다. 잘써야 약이 될 수 있다.

한국어도비의 고광백 전무는 기업의 거버넌스 차원에서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지원해야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HP를 제치고 세계 PC 1위 업체로 올라선 레노보를 우수 활용 사례 중 하나로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Written by delight412

July 17, 2013 at 6:3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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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한바 이뤘나? MS조직 개편 10년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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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준비중인 씨넷코리아 내부 테스트 시스템에 올린 기사입니다.

씨넷은 최근 MS가 단행한 조직 개편에 대해 크게 놀랄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0년간 조직 개편은 MS의 연례 행사였다는 것이다.

씨넷 기사를 보니 MS는 MS는 정말로 다양한 명분을 앞세워 조직 개편을 많이도 단행했다. 경영 컨설턴트들, 무척이나 바빴지 싶다.

물론 최근 조직 개편은 지난 5년간 최대 규모라는 평가. 모바일 시장에서 MS를 둘러싼 위협이 그 어느때보다 고조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MS는 이번 조직 개편으로 기존에 있던 사업부 5개를 정리하고, 3개 운영체체를 하나의 부서아래 배치했다. 또 마케팅과 비즈니스 전략 결정은 크로스 컴퍼니 그룹에서 전권을 행사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번 개편이 MS가 의도한대로 회사를 민첩하고 빠르게 반응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킬지는 의문이다.

예전에도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명분으로 조직 개편을 수차례 단행했지만 MS가 변화에 능동적이라는 평가는 아직까지 별로 없다. 지난 10년간 연례 행사처럼 이뤄진 MS 조직 개편의 역사를 정리한 씨넷 기사를 정리했다.

2012년: MS는 연초 마케팅 부분 구조조정을 위해 수백여명의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MS는 이 조치들이 마케팅 효율성을 강화하고, 역할을 분명하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11월에는 윈도 부문 사장이던 스티븐 시노프스키가 MS를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전까지 시노프스키는 발머의 후임으로가지 거론되던 거물이었다.

그러나 그는 CEO인 스티브 발머와 사사건건 충돌했고, 결국 회사를 떠나고 마는 결과로 이어졌다. 시노프스키가 맡고 있던 업무는 MS에서 장래가 촉망된다고 여겨지는 몇명의 임원들에게 분산 배치됐다.

줄리 라손 그린은 윈도 엔지니어링 총괄이 됐고, 타미 렐러는 서피스 태블릿과 협력 업체가 만든 기기 관련 비즈니스 및 마케팅 전략 총괄을 맡았다.

2011년: MS는 광고와 온라인 담당 부서를 신설하고 프랭크 홀랜드에게 지휘를 맡겼다.

2010년: 로비 바흐와 CTO인 제이 알라드가 주인공이다. X박스 사업을 이끌었던 로비 바흐는 20년 넘게 근무한 MS를 떠났고 제이 알라드는 공개되지 않은 특별 프로젝트에서 발버의 고문이 됐다.

당시 개편은 MS가 윈도 부문에 신경쓰느라 모바일에는 제대로 집중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을 때 진행됐다.

2009년: MS는 회사 차원에서 감원을 진행하던 중 준(Zune)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팀을 분리했다.

MS에서 미디어룸과 미디어 센터 TV 사업부 부사장이던 엔리케 로드리게즈는 당시 씨넷과의 인터뷰에서 “MS 조차도 과잉 투자를 감당할 수 없는 시대, 매우 실용적인 결단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준은 로드리게즈 부사장이 맡았던 기존 포트폴리오에 추가됐지만 몇 년 후 MS 비즈니스 리스트에서 사라졌다.

2008년: 발머는 MS 플랫폼 & 서비스 부문을 윈도, 온라인 서비스, 서버&툴 3개 부서로 재편했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과 서비스 부문 사장이었고, 차기 대권주자로도 거론됐던 케빈 존슨은 MS 근무 16년만에 해임됐다.

당시 발머 CEO는 개편에 대해 “윈도 사업에서 전략을 다하고 이으며, 검색과 광고에서 엄청난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성공과 미래의 성장에 대한 명확한 투자 전략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2007년: MS는 당시 주목받고 있는 케빈 존슨을 중심으로 윈도 마케팅 그룹을 재편했다.

2006년: 윈도 비스타 출시 연기를 발표한지 며칠후 MS는 윈도부서를 8개 그룹으로 나누고 스티븐 시노프스키를 새 윈도와 윈도 라이브 그룹을 책임자로 앉혔다. 그에게는 비스타 이후의 미래 계획을 지휘하는 임무도 주어졌다.

MS를 양극화시키는 인물이라는 명성을 얻었던 시노프스키는 이후 윈도 비스타로 인해 발생한 혼란을 정리하고 윈도7과 8을 안정적으로 내놓으며, 윈도 사업 부문을 다시 회복시켰다.

2005년: MS는 역시 조직을 개편했다. 이번에는 3개 대형 사업 부서가 모두 스티브 발머에게 직접 보고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에서 오랫동안 윈도 사업을 이끌었던 짐 알친은 사임을 발표했다.

제프 레이크스가 기업 부문을, 케빈 존슨은 플랫폼과 서비스 부문을, 로비 바흐는 게임과 모바일 기기 부문 수장을 맡게 되었다. 발머 CEO는 조직 개편을 발표하며 MS 직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같은 변화는 좀 더 간소화된 정책결정 과정을 향해 가는 것이고 결국 상품개발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MS는 사용자 필요에 맞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결합함으로써 최고의 가치를 제공해줄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시대를 보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경험을 통합함으로써 우리는 고객들의 디지털 생활습관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요구를 바꾸는데 더욱 가까이 다가갈 것이다.”

2002: 1999년 HP에서 유망주로 평가받던 릭 벨루조가 MS로 영입됐다. 3년 후 그는 MS 조직개편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사장이 되었다. 당시 MS는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부 사장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했다. 또 개편을 통해 각 사업부는 발머에게 직접 보고하는 구조가 됐다.

2001년: 엄밀히 따지면 기업구조를 바꾼다기 보다는 회사 매출에 초점을 맞춘 재편에 더 가까웠다.

Written by delight412

July 15, 2013 at 9:0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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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과을의 나라에 마크 저커버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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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은 강준만 전북대학교 교수의 ‘갑과을의 나라’. 예상대로 강준만식 뉴스 큐레이션을 기반으로하는 책이다.

올해들어 이슈화된 갑을관계는 관존민비, 학벌주의, 지역주의 등 대한민국의 특징들이 만들어낸 왜곡된 현실이며, 그런만큼, 쉽게 바뀌기 어렵다는 지적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강준만은 갑을관계는 소위 갑질하는 사람들만 욕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도 강조한다. 언젠가는 갑이 되기 위해 지금의 치욕(?)을 참고 살아가는 수많은 을들도 대한민국을 강력한 갑을공화국으로 이끈 주역들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책에 따르면 갑을관계는 국가경쟁력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다. 국정을 이끄는 높으신 분들이 어쩔수 없는 현실로 치부하기에는 국가 경쟁력에 끼치는 해악이 많다도 너무 많다.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도 갑과을이 지배하는 환경에선 어려운 시나리오라고 한다면 얘기 다 끝난것 아닌가…

” 가끔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만들자거나, 한국의 스티브 잡스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마주할 때마다 헛웃음이 나오곤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갑을 관계가 존재하는한, 그런일은 원초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갑을 사이에 존재하는 접대 문화는 보수와 진보를 초월해 작용하는 기본 문법인데, 어찌 과거의 거대 담론식 권력 개념으로 오늘의 한국 사회를 이해하거나 설명할 수 있으랴.”

이렇게 생각하는게 강준만 교수 뿐만은 아니다. 강주만 교수는 재미교포로 국제 컨설팅 기업 배인앤컴퍼니 코리아 대표인 이성용씨가 2004년 10월 출간한 ‘한국을 버려라’란 책도 인용했다. 이성용 대표는 책에서 이렇게 얘기한다.

“한국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무엇보다도 갑과 을의 차이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비즈니스의 세계는 냉혹한 것이지만 냉혹한 것과 불공정한 것은 결코 같은 말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나는 한국 중소 기업의 CEO들에게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각종 규제와 세금 당국 및 대기업 바이어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장애물을 감수하면서 어떻게 수지 타산을 맞추고 경영을 할 수 있을까? 그야말로 슈퍼맨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한국이 갑과 을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결국 세계적인 비즈니스 파트너들 사이에서 씻을 수 없는 악명을 얻게될 것이다,”

‘한국을 버려라‘는 개인적으로도 인상깊게 읽었던 책인데, 저자인 이성용씨는 지금도 베인애컴퍼니코리아 대표로 있다. 그는 얼마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창조경제를 상징하는 사례중 하나로 나는 가수다를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가수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요소를 재조합해서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낸 프로그램이다. 출연한 가수들은 활발하게 콘서트를 열며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음원(音源)시장이 커지는 등 부가적인 사업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이렇게 부가가치를 더하는 것이 창조경제다. 재래식 두부 대신 신선한 포장두부로 부가가치를 높인 풀무원은 대표적인 창조경제 기업이다.”

기사를 보니 창조경제와 갑을관계에 대한 내용은 없다. 그러나 2004년에 책을 낼 당시 이성용 대표가 가졌던 생각이 지금와서 크게 바뀌지는 않았을것 같다.

요즘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의 핵심 중 하나로 창업 활성화를 꼽는다. 스티브 잡스와 마크 저커버그도 키워보자고 외친다. 뭐가 좀 나올수 있을까? 솔직히 아직은 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별로 없다. 갑을공화국 대한민국에서 공무원은 여전히 갑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에게는 정부 부처 공무원은 그냥 갑이 아니라 슈퍼갑이다. 박근혜 정부들어서도 바쁜 중소기업 사장들 오라가라하는 관행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많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납득할 수 없는 비합리적인 부름이 많다는 얘기다.

열심히 하는 공무원분들, 좀 서운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갑마인드에 공무원 특유의 위험회피정신 그리고 비전문성까지 겹쳐지는 시나리오를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 전해주고 싶다.

갑이 바뀌지 않으면 다수의 을들은 알아서 길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에서 몇안되는 까칠한 을이라고 할 수 있는 모 소프트웨어 업체 CEO분이 최근 자신의 페북에 올린 글을 보고있으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이 든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에 소프트웨어 벤처가 이 척박한 땅에서 살려면 자존심과 자긍심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자신있게 가야하건만 그 위치에 설 수 있는 자들이 스스로 남의 종이되길 자처하거나 물러터진 땅 하나라도 차지하려고 저자세로 일관한다면 종국엔 자신을 잃고 파편만 남을 것이다. 지켜야 할 자가 내 땅을 지키려하지 않는다면 이미 앞선자가 아니다.”

No라고 얘기할 수 있는 을들이 늘어나면 좋겠지만 현실을 외면하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많은 중소기업들에게 정부 부처는 여전히 다가가기 힘든 곳이다. 공공 사업도 정부에 끈이 있어야 여러모로 유리해진다. 각종 프로젝트에서 브로커들이 여전히 판을 치는 이유다.

이제 기업들이 정부와 얘기할 수 있는 문턱을 좀 낮춰보자. 정부가 얼굴 맞대고 일일이 중소기업들을 만나라는 얘기가 아니다. 이메일도 있고, 소셜 네트워크도 활용할 수 있다.

창조경제에 필요한 정부의 스타일은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관건은 어떤 채널이냐가 아니라 어떤 태도를 갖느냐다. 앞서 언급한 까칠한 CEO가 이끄는 SW회사는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기업으로 꼽힌다.

실력이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회사 분위기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을마인드가 아니다. 자신들이 세운 조건에 안맞으면 언제든 No라고 얘기할 수 있는 을이다. 때문에 갑들이 무척 당황스러워한다는 후문이다.

정부가 이런 까칠한 을들을 피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창조경제로 가는 길 하나는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Written by delight412

July 13, 2013 at 8:01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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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뉴스 유료화 회의론자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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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일부 페친들로부터 한국에서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는 절대 안된다고 주장하는 사나이로 불리고 있는데, 나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꽤 많은게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대답까지 해보기로 했다.

-그대는 왜 뉴스 유료화 회의론자가 되었나?

“굳이 말하자면 트라우마 때문이다.”

-트라우마? 날씨도 더운데 그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나는 예전에 유료 뉴스 서비스를 해본 경험이 있다. 나혼자 한게 아니라 몸담고 있던 회사에서 유료 뉴스를 서비스했고, 이 때의 경험으로 지금 유료 뉴스는 절대안된다고 불리우는 사나이가 됐다.

당시 시도한 방식은 부분 유료화였다. 무료 뉴스도 제공하면서 동시에 프리미엄 뉴스 코너를 만들어 유료로 팔았다.”

-예전에 했던 유료 뉴스 서비스는 실패한 것인가?

“꼭 그렇다고 볼수는 없다. 구성원 모두 열심히 했고, 나름 성과도 있었다. 돈을 내고 뉴스를 보는 이들이 꽤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내부에서 투입한 에너지에 걸맞는 매출이 나왔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보기 나름인데, 개인적으로는 ROI가 좋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콘텐츠가 좋아도 돈은 내라고 하면 돌아서는 이들이 많았고,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물론 증권이나 기업의 깊숙한 정보를 다룬다면 필요한 이들은 비교적 큰 돈을 내고 콘텐츠를 살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뉴스 콘텐츠에도 이런 논리가 적용될지는 의문이다. “

-최근 온라인 뉴스 유료화 이슈가 다시 불거졌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먹고사니즘 때문 아니겠나. 네이버 뉴스캐스트에서 뉴스스탠드로 바뀌면서 트래픽에 의존한 수익 모델은 한계가 있음이 분명해졌다. 대안으로 유료화를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한국 언론들이 온라인 뉴스 유료화에 나설 경우 승산이 있다고 보나?

“성공과 실패 둘중 하나를 꼽으라면 실패쪽에 걸겠다. 규모가 있는 회사들이 유료화에 나선다면 꽤 많은 독자들 끌어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ROI를 뽑을만큼, 의미있는 유효 수요를 확보할지는 솔직히 회의적이다. 고생한 만큼 보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을 것 같다.”

-유료화 방식도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전면 유료화나 부분 유료화중 어떤 모델이 낫다고 생각하나?

리스크 측면에선 부분 유료화가 현실적이다. 트래픽도 어느정도 방어하고, 유료 독자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게 쉽지는 않다. 유료 뉴스를 강화하다 보면 트래픽은 줄 가능성이 높다. 매체별 인터넷 트래픽 순위가 광고 수주에 꽤 중요한 근거 자료인데, 순위가 크게 떨어지는걸 감수할만한 배짱이 있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 현실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트래픽을 계속 신경쓰다보면 유료화는 취지를 살리기 힘들어진다. 결국 유료화가 자리를 잡으려 일정 부분의 트래픽은 포기할 각오가 필요해 보인다.

콘텐츠에 자신이 있다면 전면 유료화를 해보는 것도 괜찮지 싶다. 미디어오늘 기사를 보니 내일신문이 전면 유료화를 검토한다고 하는데, 현실화될 경우 무척 흥미로운 행보가 될 것이다. 판매 측면에서도 한마디 하고 싶다. 유료 콘텐츠를 팔때 개인 독자들외에 기업 회원들을 적극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특히 비즈니스 관련 콘텐츠는 기업과 궁합이 잘 맞는다고 본다.

-그대의 얘기를 쭉 들어봤는데, 논리가 너무 빈약하다. 개인적인 경험을 근거로 상황을 너무 단정하는건 일반화의 오류가 아닌가?

내 경험은 냉정한 시장 상황을 반영한다고 보지만, 외부에선 내 주장이 일반화의 오류로 비춰질 수 있음을 인정한다. 아쉽게도 나는 객관적인 논리로 유료화 회의론을 설명한 깜냥이 되지 않는다. 대신 페이스북 친구인 정상엽님의 의견을 공유할까 한다. 다음은 그가 오늘 페이스북이 올린 글이다.

국내에서 온라인뉴스 유료화가 어려운 이유

1. 작은 시장

생산되는 콘텐츠(기사)와 언어(한국어)의 한계. 뉴욕타임스나 WSJ 같은 범용언어(영어) 기반의, 커버리지가 큰 이슈를 다루는 글로벌 미디어사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듯. 사실상 로컬시장에 기반한 대부분의 기업(특히 스타트업)들이 직면하고, 또 도전받는 부분이기도.

2.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대체재

콘텐츠 뿐만 아니라 콘텐츠 유통 플랫폼(포털, 검색, SNS)에 있어서도 기사와 미디어사를 위협하는 대체재들이 많고 성장속도가 빠르다는 점.

3. 산업 내에서의 이해관계 충돌

기본적으로 통신사(연합, 뉴시스), (조중동을 필두로 한)기성 미디어, 그외 수많은 인터넷 미디어는 각각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수익모델 등이 조금씩 다름. 서로 거의 무차별한 기사를 생산하는 가운데 기성 미디어들이 콘텐츠를 유료화 해도 통신사나 인터넷 미디어가 이에 동참하지 않으면 과금이 불가능한 상황. 게임이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죄수의 딜레마’를 생각하면 이해가 편할듯.

조금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1) 콘텐츠의 측면에서 특정 버티컬에서 강력한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거나(더벨이 좋은 사례가 될듯) 글로벌로 확장 가능한 범용 콘텐츠를 다루지 않는 이상 온라인 뉴스의 유료화는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후자 보다 전자가 상대적으로 쉬운 선택이 아닌가 함(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절대 쉽지 않음) 2) 플랫폼의 측면에서는.. 반전의 계기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유료화에서 어느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받는 뉴스코프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소셜 플러그인이 모두 달려있고, 구글 검색을 통해 유입된 트래픽에 대해서는 (비록 갯수를 제한하고 있긴 하지만..) 기사 전문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

대안을 제시하기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사들에게는 이른바 ‘파괴적인 혁신’이 필요해 보인다. 정보는 더 이상 비대칭적이지 않고, 기사를 대체할 수 있는 콘텐츠는 무수히 많으며, 사람들은 종이신문이 아니라 포털과 검색, SNS를 통해 뉴스를 본다. 광고주들이 신문사 앞에 줄 서 있던 과거의 영광만 곱씹으면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기만 할뿐.

Written by delight412

July 5, 2013 at 5:24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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